2013년 10월 10일 목요일

★ 마지막 잎새 ★

(1)
詩 안 갑 선
그대의 그리움을 접기에는
떨어지지 않은 나뭇잎이 있어 잊지 못하니
겨울이여
아직은 때가 이르다 .

싸늘한 바람이 온통 그리움을 휘저으며
마음에서 송두리째 쫏아 낸다 해도
마지막 잎새가
앙상한 가지에 남아 있을때 까지
활활 타오르는 그대의 그리움이여.

첫 눈이 왔다고
그대 그리운 마음이 눈물 흘리는 것보다
꿋꿋이 더 붉게 물드는 마지막 잎새.

겨울이여
아직 때가 이르나니
사랑방에서 잠시만 기다리면
마지막 잎새가 떨어질무렵
추억을 접고
새로운 그대 그리움 반기리.
(2)
겨울은
마지막 잎새가 떨구어 지길 기다린다.

마지막 잎새는
떨구어 지지 않는다.

부서지듯 새 찬 눈 보라로 때릴라치면
더욱 굳세게 매어 달리는
앙상한 나뭇가지의 마지막 잎새는
떨구어 지지 않는다.

함박눈이 목까지 차 올라 고문을 해도
꿋꿋한 선비의 혼을 가진 잎은 요지부동이니
겨울은 허수 아비다.

가식의 주인공은 바로 너
빈 껍데기만 흔들어 보이며
겨울이라 소리치는 너는
정녕 바보인가보다.

기다림을 아느냐
새싹이 돋아나는
꽃피는 춘삼월에야
세찬 눈보라의 강함보다
여리디여린 새싹의 유함이
마지막 잎새를 떨군다

(3)
작 별
늦 가을
마지막 잎새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겨울 맞이에 부산 하리라던

겨울 되어도
미처 떨구지 못한 잎은
초봄이 되면
기필코 떨구어 질 것이라던

새싹이 소생하고 꽃이 피는
삼월이 되면
땅의 향기로 살 것이라던

남쪽 산 언저리
벚꽃 피 고
북쪽 산 기슭
바람에 흐느끼며 울고 있는
웬 마른 나뭇잎

작은 눈 크게 뜨고
널 본다
분명 너의 이름은 마지막 잎새
넌 죽었다

삼월이 가고 사월이 온다
온 같 새싹이 널 밀어내니
그때야 정녕 넌 가고 없겠다.
그럼 안녕 -

시집... 그대 가슴 밖의 내 마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