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1일 금요일

마알간 잔을 들여다보면
그대의 마음은
참 맑기도 하다

그대 뺨에 내 입술을 대면
가득하게 차오르는 숨길,
잔잔하게 흔들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나 보다

잔속에서
고요하게 열리는 길
풀잎이 이슬을 내미는 그 길을 걸어서
나 혼자서 그대의 숲속으로 가고 있다

몇 방울의 눈물을 잔에 남겨 놓고
어쩌지도 못한 채
가슴에 쌓이는 어둠을 휑구어 마시면
그대가 비운 잔은
참 맑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