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8일 월요일

비 오는 날 거미처럼

억수 같이 쏟아지는 빗 속에
허물어진 거미의 보금자리
허공 끝에 비를 타고 재 빠른 동작으로
네모, 세모, 동그라미 줄무늬 집을 짓는다.

뒤 꽁무니
끈끈한 무채색 실을 뽑아가며
이리 빙그르르 저리 빙그르르
빗물에 몸을 적시며 집 수리에 정신이 없네.

어디서
저렇게 힘이 샘물처럼 솟아오를까!
어디서
끈끈한 무채색 열정이 솟아오를까!
보일 듯 말 듯 그물 망 줄무늬 타고
슬금슬금 기어 가는 뒤 꽁무니 올챙이가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