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9일 화요일

우는 매미의 행복

내가 우는 건
지난 굼벵이 시절이 부끄러워서가 아니다
어제는 이미 죽은 날들이고
이 순간 맑은 영혼으로 서 있으면 되는 것이다

내가 우는 건
짧은 내 생이 서러워서도 아니다
큰 나무인 너의 품, 너른 사랑에 안겨 있으니
하루도 천년처럼 풍요로울 수 있으니까

내가 우는 건
여름 불볕의 고뇌가 힘겨워서가 아니다
삶은 수직과 수평,
밝음과 어둠,
물과 불이 공존하니까

내가 우는 건

내가 살아 있음이다
내가 살아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