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7일 일요일

* 황 혼 *

노을이 나를 안고 간다
아스라한 수평선 너머
새털구름 너울너울 모인 곳으로

검붉은 운무 춤추고
이마 벗겨진 태양 기울어
바다 속으로 빠져드는데
젊음은
허허로운 삶 속에
내팽개쳐 버렸다.

돌아보면 남은 것 없는 허무
남은 건 구걸로도 못 건질
짧은 세월뿐

삶의 꽃처럼
살갑게 다가오던 사랑마저
세상의 속된 규율에 얽매어
외면해 버렸다

아~ 이제야 불러보는 그 이름
너로 하여 수많은 날 흘렸던 눈물은
강 이 되어 흐른대도
아직 못 다한 사랑은 남아 있는데

노을은 나를 반겨 동반 하자 한다.
저만치 사랑을 남겨놓고
구걸로도 못 건질
짧은 세월만 나를 지켜보는데
구름은 바람 따라 자꾸만 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