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9일 금요일

가을 행진-김성구-

살며시 불어오는 봄바람에
떡갈나무 잎사귀 참나무 잎사귀가
얼굴 비비며 지난 겨울 추웠던 추억을 이야기 한다.
˝참 추었지? 지난 겨울이..
참 우리 상수리들은 어디서 겨울을 났을까?˝

떡버러진 잎사귀 흔들면서
˝사람들의 주워가고 다람쥐가 물어가고
까치, 꿩, 토끼가 먹었을꺼야!˝
떡갈나무는 말한다.

어느덧 봄바람 불고 잎사귀 출렁이며 무등의 초록은 깊어가고
등산객 발길이 푸른 숲 맑은 계곡을 휘젓거리는데도
도토리 상수리 떡갈나무 잎사귀 흔들대는 소리는
*충장사에 잠든 고 김덕령 장군을 깨우려 한다.

한 여름 지나고 가을이 되니
나무나무 가지가지에 주렁주렁 잎새들이 불들면서
톡톡톡 열매가 튀어 나온다.

도토리들이 경쟁한다.
˝얘! 우리 뜀뛰기 하자!˝
한 톨 한 톨이 넓이 뛰기 한다.
멀리 멀리 뛰어가서 다람쥐도 찾지 못하게
뛰어보자 도톨 도톨
밤톨이나 도토리 신나는 가을 행진곡이
무등산에서 열리고 있다. 등산객 아주머니 배낭메고
도토리 주워가고 다람쥐 토끼도 입맛이 고급되어
좋은 놈만 골라 먹고 나머지는 땅에 썩어 흙으로 돌아간다.

아무도 모르는 가을 행진곡
오늘도 무등산 단풍 숲에서 하늘을 향해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