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공원 가는 길
노태웅
언제나 뜨거운 맨살로 불타는 길
송학사 목탁소리 잠드는 빈터에
맑은 약수 흐르고
숲을 끼고 꽃핀 외진 길 돌아서면
산그늘아래 주름진 마음 펴놓고
새벽운동이 한창이다
배고픈 다람쥐 새벽을 물고
과래정 정자 옆
도토리 한 알 움켜쥐고 서 있다
솔방울 던져 헛손질하면
제구역에 들어온 이방인이 두려워
검은 두 눈만 마주친다
새벽 흐르는 시간
며느리밑씻개
노란 애기똥풀이
재미있는 이야기 나누는 길
떠미는 사람 없어도
바람이 실어오는 사계절의 향내
숲 속 거니는 선한 눈빛 마주하며
사정공원 가는 길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