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6일 목요일

삶의 기적


삶의 기적 / 정연복

오월의 푸른 하늘 아래
나 이렇게 살아

언젠가 뚝 멈출 나의 심장일지라도
아직은 팔짝팔짝 뛰고 있는 것

한밤의 꿈결을 지나
날마다 맞이하는 새로운 아침

나의 두 눈 가득
풍성히 들어오는 초록빛 잎새들

나의 귓가에 맴도는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

나의 코끝을 파고드는
라일락 향기

이 가슴 가위누르는
슬픔과 괴로움의 저편에서
손짓하는 한 줌의 기쁨과 환희

가끔은 내 여린 생명
맥없이 무너질 듯하다가도

누군가의 작은 기둥이기도 한
나의 존재를 생각하며
새 삶의 힘이 불끈 샘솟는 것

아장아장 겨우 걸음마 떼던
나의 작은 두 발로

저 설악산의 웅장한 공룡능선이나
도봉산 신선대에 성큼 오르는 것

어쩌면 많이 고단한 이 목숨의 끝이
저만치 다가오고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기적이다
고마운 신비(神秘)다


월트 휘트먼의 ´한 마리 새앙쥐의 기적´ 외"> 박희진의 ´초록 예찬´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