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5일 목요일

하얀 손수건으로 남은 그대에게 - 이풀잎 -


자판기의 펩시로

아스피린을 삼키고

진한 밤색 의자에 다소곳이 않았지..

마치 죽음이라도 맞이하려는 듯.

귀가 잘린 고호의 해바라기는

언제 봐도 슬펐어..

스튜디오 안에선 어느 유명가수의

앨범 녹음 마무리 작업이 한창

그로 인한 열기가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었지만

난, 세상 끝에 홀로 버려진 것처럼

어두운 구석에 묻혀

진통제 몇 알

받아들인 대가치곤

너무한

뼈가 에이는 듯한 고통을

움켜쥔 채 마른 기침만

거둬내고 있었어..

모르긴 해도 그대의 시간은 지금

장미빛이겠지..

아! 이럴 때 거짓말처럼

약속이나 한듯이

해보다 더 환한 얼굴로

그대 내게 달려와 준다면

나 평생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의

몸종이 되어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