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량면 학산리 바닷가에
해 뜨는 것이
영락없이 꽃 피는 것 같다
채송화 붉은 빛으로
무지무지하게 피었으니
꽃바다 화포花浦다
바다를 박차고
허공으로 솟아오른 꽃이
대대포로 무작정 걸어가는데
뱀처럼 납작 엎드려 숨은 곳이
바람결에 서걱이는 갈대꽃 아래다
중천에 떠오른 저 흰꽃으로
날이 불쑥 밝아진다
바닷가 마을에 앉아있으니
언제 그렇게 피었는지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가
또 푸른 꽃 한 송이다
그 속에서 누가 씨앗을 퍼뜨려
꽃 다시 품겠다고 몸을 열었다
하루 아침에 졌던
꽃 다시 돌아온다고
가슴에서 물결이 출렁거린다
해룡면 와온마을에
해 지는 것이
영락없이 또 꽃 지는 것 같다
무지무지하게 붉은 동백꽃
단박에 목 부러져 떨어졌으니
화포花浦에서
꽃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