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소서!
정영숙
우리는 그동안 너무 안일 했습니다
우리의 젊은 아들이 바다를 지키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지 생각조차도 안하고 누구 덕분에
편안하게 살고 있는지 고마움도 몰랐습니다
고향 하늘에 가신 천안함의 용사들이여 용서하소서.
나는 진해해군 통제부를 벚꽃 철 오면 빠지지 않고
갔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군함을 보았지만
그 군함의 이름도 모르고 오로지 충무공 이순신 거북선과
이순신함 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늘 배를 타고 가신 천안함의 용사들이여 용서하소서.
아무리 생각해도 천안함에서 희생된 대한의 아들들이 너무
아깝습니다. 젊지나 말든지, 잘 생기지나 말든지, 착하지나 말든지
사랑스럽지나 말든지, 보내야 될 이유를 못 찾겠습니다
온 국민의 눈 속에 빛나는 꽃으로 피다 가신 용사들이여
하얀 국화를 그대들의 영전에 바칩니다
이 꽃을 받고 그대들을 지키지 못함을 용서하소서.
천안함의 유가족들이여!
우리가 무슨 방법으로 위로를 해야 되겠습니까?
울어도, 통곡해도, 원망해도 돌아올 수 없는 바다 넘어
당신의 아들, 남편, 형제, 손자, 아빠를!
바람이 있다면 시계가 빨리 돌아가 슬픔을 잊게 하고
그리움과, 조국과, 이름만 남아 그 고귀한 여운으로 힘 얻어
세파를 헤쳐 나가기를 소원합니다
우리가 당신들의 슬픔을 대신하지 못함을
용서하소서.
2010년 4월29일(천안함 희생자 장례식을 시청하고)
http://blog.naver.com/jhemi/56764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