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4일 월요일

무서운 독자(讀者)

1.
늙었네 하고 유세 떨지 마라
함부로 포기하지도 마라
태어남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드냐
떠남도 수월찮은 일이지
한 살매 사는 동안
사 시절 풍상에 피 흘림도 많았지만
멍에를 벗기가 그리 쉬운 줄 아느냐
적게 버렸기에
가벼이 날 수 없는 게지

2.
이녁은 일생 한 짓이 뭣이여
동살 만 트면 눈 흡뜨고 꼬투리잡고
밥 먹고 똥싸고
땡추중처럼 돈 부들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하드만
시방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라는 거여
꼴같잖게 남의 말 함부로 쓰덜 말어
한 수 건지려다
민들레한테 한 퉁 바리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