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7일 일요일

당신에게 가는 길

당신에게 가는 길이
이토록 먼가요
겹겹이 쌓아둔 그리움 안고
다가갈수록 늘어지는
만남의 순간

시간의 길이가
정해지지 않은 곳
먼 발치
숨결이 멎어
발길 떨어지지 않으니

만날 수 없나요
더는
다가갈 수 없나요

하루의 가장 긴 그늘이
내 앞에서 빙그레
미소 짓지만
안타까움이 짙은 내 맘
위로도 아니 됩니다

내일로 이어지는 밤이
서서히 윤곽을 드리우며
지친 내 영혼
주저앉아 쉬라고
유혹해 오지요

하루가 이토록 멀고
밤이 또 이다지 길고
그런 것들과 함께
내 목도 길어져
어느새 땅을 바라봅니다
2004/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