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3일 화요일

파동

철 모르고 때늦게
진달래 피는 소식인 줄 알았다
벌써 익어 떨어졌는데
이제 복숭아 열리는 소문인 줄 알았다
어디서 광풍의 바람이 불어 오는지
땅이 갈라지는 소리
하늘이 찢어지는 소리
깊이 파놓은 흙속의 동굴에서
핵의 폭탄이 터졌으니
파장이 크게 일고 있다
꽃잎 지고 꽃대 부러지고
열매 떨어지고 뿌리 뽑혀지고
맹독 같은 먼지가 날아오고
병균 같은 안개가 퍼져가고
마음을 단단하게 떠받치고 있는
바위가 흔들거리고 있다
지상을 가만히 들쳐보니
꽃도 나무도
물고기도 새도 비밀의 핵을 가졌다
굳게 닫혀있는 씨앗의
알의 문이 활작 열렸으니
늪으로 가는, 무덤으로 가는
길이 곧 터지겠다
누군가 던진 돌 하나에
우주의 연못에 파동이 일어났을까
살갗에 돋아난 소름이
지울 수 없이 퍼져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