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7일 일요일

법성포구에서

仁義山 능선을 따라
숲재이 숲이 있고
그 위에 芙蓉橋 하나 떠 있는데
오래 버티고 선 느티나무는
세 갈래 네 갈래로
자리 넉넉히 빌려주겠다 하고
휘어 자란 개어서나무는
여기가 영광이라고
맨들 맨들 윤이 났다
이곳 포구에 처음
성스러운 佛이 도착하였으니
그 뒤에 오는 法은
순례처럼 찾아와서
무릎 꿇고 머리 조아려라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에
눈 뚫린 생물들이
덕장에 빨래처럼 널렸으니
마침내 순교의 成佛을 이루어라
물렁물렁한 저 物들이
물에서 건져낸 혼령들 아닌가
저것도 밥상 위에 오르는
또 하나의 法이다
아직 물기 축축한 生들이
제몸의 빛을 내던지고 있어
스멀스멀 곰팡이 피려는
정신이 번쩍 든다
놀라워라 저 법성포구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