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8일 목요일

가 시 나 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이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 하덕규 님의 ˝ 가시 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