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8일 월요일

반응

숯 같은 몸에
불을 붙여 태우니
여명의 태양이 떠오른다
허공의 누구와
몸을 섞고 있는 중이다
눈빛이 환하게 열리고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굴뚝 같은 입속에서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 오르고
방바닥이 축축하게 다 젖었다
생명을 만들어내는
어느 육체 실험실의 화학반응이다
가시 손톱을 내밀며
단단한 뼈를 가진 것들이
한 줌 재로 바뀌고
변하지 않는 것은
그 만큼 질량의 마음이다
당신이 바로
매 순간 폭발하고 있는
태양이므로
영원히 마르지 않는
목숨의 젖줄을 가졌으므로
한낮의 거울로
몸 한가운데를 비추기만 하면
사방팔방의 겨울 얼음덩어리에
불 켜고 물 데울 수 있겠다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는
핵융합의 반응이므로
사랑의 발전소 세워
몸 하나 너끈히 꾸려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