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6일 토요일

여 정

지금까지의 여행길은
갈 곳이 없는 방랑자의 길이었습니다
머나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 되어
바람처럼 무작정 걷기만 했습니다
아침이면 다시 떠날 채비를 하는
외로운 가슴만 지니고 살았습니다
지친 나그네가 아늑한 불빛을 발견하듯
이제야 영원을 동행할 사람을 만납니다
어차피 멈출 수 없는 여정이라면
함께 마음을 기대고 걸어갈
따뜻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당신은 나의 낮이며 밤입니다
낮에는 희망과 기쁨을 주고
밤에는 휴식과 평온을 줍니다
당신은 나의 햇살입니다
아침에 꿈에서 깨어나
눈을 뜨게 하는 한 줄기 햇살입니다

- 채유진 시집 / 그리움의 연가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