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5일 월요일

*** 님의 그림자 ***

겨울 대문 열어 재치는 찬바람이
어제까지 그리 불더니
무얼 예감했는지
천지가 잠자는 고요,
몰래, 진 서릿발은
밤새도록 야인(野人)들에게
하얀 이별을 알리고
잠을 깬 그들은 온 몸으로 눈물을 흘린다.

여기 텅-빈 외로움과
쌓인 슬픔에
울어 울어
서리는,
눈물로 녹아서 앞을 가리고
안절부절
체면 버린 채
온 몸 부들거리며
아니라 고개 저어며
님을 고이고이
가슴에다 무덤의 봉을 쓰는
아, 홀로이 선 오동나무여.

이른 아침, 언제나 눈뜨는 얼굴 앞에
송이송이
눈보다 하이얀 함박 웃음,
웃음꽃 아름으로 피우던 주렁박 넝쿨 꽃,
자연이 부른 주검 앞에서
못내 아쉬움,
아쉬움을 저렇게 뜨거운 포옹한 채
‘님의 그림자’로 남긴 것을---

님은 가고
벌써부터
허기져 가는 사랑은 어이할꼬
사무친 그리움은
밀려드는 파도 되어
휑한 가슴팍만
긁어 대니
어이- 그 무엇으로~~~~~.

야인들,
아쉬운 이별이
온몸 스미어
‘투두둑 투두둑’
눈물 소리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