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 마구 흩날리는
새벽부터 낡은 집을 허물고
불을 질렀다
오래 묵은 그 자리가 매워서
눈물, 콧물로 고백하는데
마음 돌이킬 소금꽃이 피었다
몸 바꾼 얼음꽃이 진다
어둠이 후끈 달아올라
절박해진 生의 중심에서
불꽃이 시퍼렇다
중천에 뜬 달의 재만 남았다
폐허에 새집을 짓겠다고
두 손을 내미는데
포옹의 눈꽃이 활짝 피었다
치유의 해맞이꽃이다
저 뜨거워진 새벽으로
오늘은 또 새롭게 태어나는
부흥이 아닌가
물리칠 죄 같은 것들을
뿌리칠 악 같은 것들을
새벽같이 일어나 불 살랐으니
저 기도의 손끝이 활화산이다
저 맹세의 입술이 도가니다
투쟁해야 할 것이 아직 남아 있어
이제는 더 무릎 꿇지 않겠다
벌떡 일어나 춤추며 노래 부를
뜨거운 새벽이 있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