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7일 수요일

돌아오던 길 포장마차에서

친구 놈 입대 전 날
즐거운 추억이 슬프게 기억됐어요
술취한 나를 업고 차비가 없어
사람 하나 없는 새벽길을 미련스럽게 걷던 놈이었는데 입영통지서 받던 날
면허도 없는 놈들이 과천에서 고수부지까지
차를 몰고 가
캔맥주 하날 번갈아가며 마시던 우리였는데

입대하는 순간
말 한마디만 시키면
울어버릴 것 같은 눈으로
부모님에게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어요

그리고 돌아오던 길 포장마차에서
소주 석 잔에 내가 무너졌어요
그 때까지 옆에 놈을 두고
거기서 보냈어요
그러곤 얼마나 더 마셨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