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3일 토요일

몸섞기

흐린 날은 흐린 그대로
해 묵은 장 한 술만 밀어내고
노란 속내를 물에 풀었다
맵기로 소문난 청양 고추에
생선도 못되는 멸치 몇 마리
야들거리는 두부랑
못생긴 감자에
반짝거리는 애호박 몇 조각
울 일 없어도 울게하는 대파 한 뿌리
제각각
잘난 성깔들
거품 속에서 한 몸으로 엉키는 소리
감칠맛나게 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