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7일 수요일

비밀 정원

감옥의 쇠사슬로
오래 문 걸어 잠궈 버린
나에게 밀림이 있어서
끊어진 길마다
풍장의 절벽이 문득 나타나고
표석은 비문처럼 닳아
모래 사막으로 지워지고
머리 위의 키 큰 수풀로
한낮에도 햇볕 전혀 들지 않는다
나무도 바위도
푸른 이끼의 이불 덮고 있는 그곳에
간혹 길 잃은 고양이나 개 같은
짐승들이 뼈만 남기고 간다는
그늘의 정원이 내게 있다
발톱 사나운 꽃밭이 있고
목숨까지 빠지는 진흙이 있어서
아무도 찾아갈 수 없는 정원
새도 나비도 날아오지 않는다
사철 꽃잎 떨어지고
열매마저 숨 죽이고 있다
흉흉한 적멸만 무성하게 자란다
귓속으로 들리는 소문에
그곳에 누군가 죽지 못할
사랑을 몰래 묻어버렸다고 하고
죽을 만큼 눈물 흘려
시냇물이 깊은 소금바다였다고 하고
숨기고 싶은 날들이 많아
하룻밤에 夜話 닮은 풀들만
기둥으로 우뚝 솟아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