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3일 화요일

실내 수영장

실내 수영장

노태웅


잔잔한 호수다
옷을 훌훌 벗어도
낯붉히는 사람은 없다

살아온 날 털어내고
맑은 미소만 출렁이는 물결이다
모두가 반복의 연속이다
너를 잡을 수 있는 왼손의 저항이다

그냥 건널 수 없다
목에 힘을 주어서는 안 된다
오늘도 마음 비우지 못하고
목에 힘준 뻣뻣한 사람
바닥으로 침몰하고 있다

허옇게 들어내는 살덩이
모두가 함께하는 오른손의 갈채다
오리가 있고 인어도 있다
왼손과 오른손이 머무는 공간
마음을 비워야 뜬다
반라의 규칙 속의 자유
그곳에는 멈출 수 없는
물살 가르는 살내음만 있다
허영에 들뜬
마음 씻어 주는 비취색 물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