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이 가까워졌는지
둥굴게 부풀은 달이
옷고름 풀고 있다
소중한 저 아래
가려줄 것을 찾는 숲속 나무들이
가지를 비스듬히 눕혀서
손톱만큼 돋아난
차렵의 잎을 덮어주고 있는데
하늘에 가득 가두었던
양수가 드디어 터졌으니
오늘부터 밤새 비 내릴 것이다
입술을 깨물고
아랫배에 힘을 한 번 주라고 하니
담장 너머 머리 내미는
저녁꽃이 희다
한 번 더 용솟음치는 몸부림에
팔다리 내민 진달래꽃 붉게 터지고
마침내 순산한
푸른 빛의 들녘이 눈물겹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생명의 꽃 낳았으니
당신, 보름달 장하다고
낮의 햇살과 풀잎 향기 가득한
봄을 넣고
미역국 뜨겁게 끓여 드리련다
한 그릇 너끈하게 비우고 나서
몸 추려 일어난 오월에
당신과 나 다시 만나서
후박나뭇잎 같은 아기 더 낳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