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9일 화요일

러브레터 - 김정한

러브레터 - 김정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나 였으면 좋겠습니다

하루 일을 끝내고 잠이 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사람이 나 였으면 좋겠습니다

살다가 가장 힘들 때 목소리라도 들으면 힘이 날 것 같아
전화를 걸고 싶은 사람도 나 였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하다가 잠시 하늘을 쳐다 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나 였으면 좋겠습니다

우연히 FM라디오에서 내가 좋아하는
시크릿 가든의 Nocturne이 흘러 나오면
이어폰을 귀에다 끼워주며
함께 음악을 듣고싶은 사람이 나 였으면 좋겠습니다

밥을 먹다가 맛있는 음식을 보면
함께 먹고 싶은 사람이 나 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로지 그대 심장 속에 박혀 맥박이 멈추기 전까지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사람이 나 였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당신을 가장 행복하게 해 준 사람도 나 였으면 좋겠습니다

生이 다한 후에도 영혼의 인연으로 이어져
당신과 나, 오래 한 곳을 바라보며 사랑을 나누는
숙명적인 인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정한시집-멀리있어도사랑이다-중에서

고경숙의 ´부부학 개론´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