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3일 금요일

먼 훗날 당신을 찾고 싶을 때

먼 훗날 당신을 찾고 싶을 때

노태웅

잊혀진 옛날을
지금도 당신은 그때를 가끔은 기억하나요
보리개떡의 검붉은 맛과
판자촌 깡통지붕의 열기와
달리는 차에서 던져 주는 구호물자를 줍던
그날의 슬픈 우리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진종일 번 돈으로 지게에 한 됫박의 보리쌀 자루를 달고
지친 걸음으로 걷던 무거운 발걸음을 상상해 보셨습니까?
전쟁의 무서움과 굶주림이 가득했던 그때였지만
그래도 모두가 순박한 마음 그대로였습니다
가난했지만 변하지 않은 그 마음 그 얼굴 때문에
당신을 오늘도 찾을 수 있답니다
오늘
당신은 뚱보가 되어 있습니다
실눈 뜨고 내가 아닌 나를 그리며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왜 굶주리며 살았느냐고 질타하며
어쩌면 허황된 꿈속으로 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물려받은 턱과 납작하고 귀여운 코는 어디로 갔습니까?
가끔은 우리의 지난 자화상도 한번쯤 기억하면 안 될까요?
오늘을 살지만 어느 낮선 만남에서
먼 훗날 순수한 당신을 찾고 싶을 때
마음과 외모가 변한 당신을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잇나요.


함민복 시인의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