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8일 토요일

공명(共鳴)

귀 기울였을 때
중얼거리는 무슨
신탁의 소리를 들었을까
눈 마주쳤을 때
번쩍이는 무슨
순교의 빛을 보았을까
보이지 않는 누군가
심금을 울리고 있었나 보다
지상의 적막한 가장자리부터
파문이 일어났으니
물의 살이 일어나고
흙의 뼈가 흔들린다
내가 너와 같은
현絃의 떨림을 가져서
얼어붙은 겨울강을 건너가다가
눈 내리는
겨울산을 넘어가다가
저쪽 언덕에 붙은
강의 몸이
합일合一하는 소리라든가
이쪽 구릉에 붙은
산의 몸이
현현顯現하는 빛이라든가
몸속에 들어온 당신이
가장 깊고 맑은 음결로
나비같이 파드닥거린다
한 사람이 마음 흔들려 아프다면
그도 뒤따라
가슴 펄럭이며 우는 것이
공명共鳴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