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4일 화요일

엽서

해마다 추억을 잃어가는 安否는
모르는 사람의 이름인 양, 생경합니다

그럴 수록 서리내림하는 날들은
아픈 속살을 드러낸 채
마음 달래듯 햇빛을 쪼입니다

이른 여름,
고궁의 신록은 손잡고 거닐었던 기억에
미끄러지는 햇살 따라 사방에 가득하고
외로운 날개로 솟구치는 신호는 자꾸만
절망에 걸려 있습니다

오직 마음 가파른 곳에는 잠들지 못하는
영혼의 파득임
밤낮 머리 씻기운 내 不眠의 날들이
늘 고요한 그대의 품 안에 출렁이며
기슭 질펀한 젖은 가슴이 됩니다

그 가슴 하얗게 마르도록 새록하니 찍는
그리움의 消印

화사한 꽃내음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이승의 거친 한자락 바람이라도 좋습니다

머리 희끗하니,
오랜 세월 흘렀습니다

부디
소식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