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5일 토요일

비 내리는 날 -양현근-

미운 이름도 고운 이름도 잊어버리는 날

여름산 넉넉히 풀어지는
낮은 목소리의 비가 내리면
나도 비처럼 조용히 가라앉고 싶다

흩어지고 넘어져
어느 한 줌 강어귀 적시는
무심함이고 싶다

울먹임 치렁한 모래톱
뻘내음 흥건히

젖으라,

적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