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0일 월요일

이런 여자 친구가 되어 줄께


네가 피곤한 빛을 띠고 아무 말 하지 않을 때
무슨 일 있었냐고 다그치기보다는
따뜻한 눈빛으로 몇 시간이고 너를 바라보다가
헤어질 때 믿는다는 한마디로 내 마음을 표현하는
그런 여자 친구가 될 께...
네가 힘들어 할 때도
어설픈 위로로 오히려 더 답답할 내 마음
드러내기보다는
그냥 네 옆에서 조용히 다독거리고
네 맘 편해질 때까지 네 곁을 떠나지 않는
그런 여자 친구가 될 께...

여자 친구라는 호칭에 얽매이지 않고
때론 동성 같은 편안함으로, 털털함으로
깔끔하지 못한 식당이나
유쾌하지 않는 네 친구들과의 대화에도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여자 친구가 될 께...

사소한 일에 자존심 세우지 않고
언제나 솔직한 말로
내 마음을 표현하는데 있어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고
네 기분을 상하게 할 이야기는
돌려서 장황하게 수식하거나
내가 네게 뭘 가르쳐 주려고 하기보다는
짧고 간단하지만 네가 알아 들을 수 있도록
네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하고

내가 너에게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그것 역시 마음속에 담아두고
한꺼번에 터트리는 대신에
그때 그때 조용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나의 마음을 밝히는
사려 깊고 똑똑한
그런 여자 친구가 될 께...

여자 친구가 된다고 해서
모든 걸 다 너에게 맞추고
지나치게 헌신 적이려고 애쓰진 않을 거야
어차피 나에게도
나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할 테니까
하지만 너의 여자 친구가 되는 이상
너의 관심사와 너의 생각에 귀기울이고
너의 취미생활을 함께 하려고 애쓰며
아무리 나와 맞지 않아도
너의 즐거움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그런 여자 친구가 될 께...

너와 다투고 기분이 아무리 나빠도
길거리에서 네 친구를 만나면
밝게 웃으면서 다정하게 네 팔짱을 낄 줄 알고
너에게 많이 실망한 오후에 내 친구를 만나도
네 자랑을 늘어놓을 수 있는
그런 여자 친구가 될 께...

어느 날 갑자기
네가 날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때
네가 힘들어 하면서
나에게 말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떠날 줄 아는 멋진 여자
하지만 반대로
내가 더이상 널 사랑하지 않음을 깨달을 때
서로에게 상처 남을 말들로
너의 단점과 우리의 어울리지 않음을 핑계대기 보다는
솔직하게 나의 마음을 말하고
너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줄줄 아는
그런 여자 친구가 될 께...

하지만 무엇보다도
여자이기 이전에 인간적으로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며
네가 다른 사람에게 나를 소개할 때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시원스럽고
사랑스러운 그런 사람이 될 꺼야
네가 돈이 없을 때에도
시간에 쫓길 때에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그런 여자
그런 친구가 있으면 좋겠지?

그런 여자 친구가 되어 줄께...
이 글을 읽는 네가 내 친구가 되어 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