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의 고백
사랑에 빠져
그지없이 행복한 남자를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눈물이 나도록
행복한 그녀의 모습을
담고 싶었지요.
슬픔을 달래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작은 위안이고 싶었고,
좌절을 딛고
일어서려 안간힘을 쓰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자 했습니다.
조악한 나의 시어들이
그 모든 것을 소화할 순 없더라도,
스스로 노력해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늘 행복했습니다.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불거나
화창한 날에도,
세상 그 누군가를 향해
제 가슴을 열어
조그맣고 큰 글씨들을 내려놓으며
문득문득 얼마나 행복했는지요.
사랑,
기쁨,
슬픔,
그리고 좌절......
이 모든 것들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인지 모릅니다.
더 잘날 것도
더 못날 것도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