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9일 일요일

★가을비 우산 속으로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우산 하나 저녁을 걷는다
안개비가 자욱한 사이로
우산은 가슴을 폈다가 오므렸다

젖은 낙엽을 밟는 우산 속으로
그리움이 달려든다
맞닿은 피부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상상에
우산은 베 시시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그리움 자근자근 씹는다

저녁비가 우산으로 내리는데
가슴을 접은 우산
두리 번 거리다
눈알은 패션 윈도우에 박혀
떨어 질 줄 모르다가
펄떡거리는 시장으로
눈알이 빠진다

강 뚝에
빗방울 첨벙거리며 강물을 걷다가
우산을 두드리는데
가슴을 연 우산
둥근 숨이 강물에 쏟아 진다

불빛을 먹고 사는 강물
다리를 물 속에 담그고
바람은 그리움 조용히 밀고 가는데
가을비 우산 속으로 사랑이 맺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