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3일 월요일

내 인생의 덫 하나

뱉고 싶은, 뱉아 내고 싶은
그러나 차마 뱉질 못 하는
내 인생의 덫
그런 덫 하나 늘 목에 걸리어 있다
목에서 입술까지의 거리엔 크다란 구렁이 있어
혀의 놀림이 자칫 구렁에 빠질까 봐
삼킬 수도 없는 오지게도 큰 덫 하나
이것이 때로는 심장에 걸리어 피를 역류케 하거나
간에 걸리어 서늘하게 오금 저리게 하거나
방광에 내려 가 오줌소태로 좌불안석 케 하거나
급기야 머리로 올라가 자살 충동질도 하는데
견디다 못해 욱 하고 소릴 지르면
그 때 마다 제 풀에 기가 꺾이어
목 구멍으로 시침 뚝 떼고 돌아와 앉아
모기만한 소리로
보이소 마 고정하시구랴
이왕 예까지 잘 왔으니 한 번만 더 참아 보시구랴
이런 백 여우 닮은 덫 하나
내 입 안에 버젓이 공생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