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5일 수요일

구두 뒷굽을 갈며

비스듬히 닳은 구두 뒷굽을 갈면서
내 인생도 저렇게 비스듬히 닳은 것을 깨닫는다
허, 이럴수가!

내 딴에는 똑바로 걸어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뒤뚱거리지 않았으면 생기지도 않았을
저 흠집

등 뒤의 사람들은 나를 보고 웃었겠지
저 사람 좀 보게나, 저 사람 좀 보게나 하면서
손가락질을 했겠지

비스듬히 닳은 구두 뒷굽을 갈면서
내 인생도 저렇게 비스듬히 닳은 것을 깨닫는다
허, 이럴수가! 이럴수가! -윤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