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3일 월요일

동화 같은 그런 일이

詩를 써서 땅에 묻으면
한 알의 밀알처럼 썩어
뿌리 내리고 열매 맺어
온누리에 향기 날아갔음 좋겠다
이듬해 그 詩 한 편
또 다시 심으면
주렁주렁 열매 맺어
광주리마다 풍성하게
詩를 따 담아두고
사는 것 힘들 때
때때로 우울할 때
가끔씩 맘 허전할 때
한 편씩 꺼내어
음미 할 수 있음 좋겠다
풋사과처럼 바라만 보아도
입안 가득 싱그러움 맴도는
동화 같은 일이 벌어졌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