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닫힌 어두운 방
생명체는 단 둘.
검은 고양이와 그녀
아니, 그녀의 손아귀에 목숨이 달린
화분의 식물들도.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 음침한 구석
햇빛마저 몇 달째 등을 돌리고
그녀는 축축한 습기를
화분의 식물들과 나눠 먹는다.
검은 고양이 밤낮 성깔있는 야옹 야옹.
식물들은 고개를 떨구고 빼빼 틀어진다.
온몸이 가렵기 시작하자
그녀는 티셔츠를 들어올린다.
누런 곰팡이 꽃이 피어있다.
그녀는 마침내 창문의 못을 뺀다.
툭 툭 그것들이 바닥에 힘없이 떨어진다.
열린 창문으로 향긋한 바람이 달려들어
그녀의 곰팡이 꽃이 날린다.
멀리 멀리
그녀는 그렇게 꿈을 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