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3일 일요일

가을에 부르는 노래





가을은 내게 사랑을 노래하라 한다

아픔이 녹아있는 가슴으로
눈물이 마르지 않은 가슴으로
지난 사랑을 비우지 못한 그 가슴으로
사랑의 콧노래를 부르라 한다

부서지는 고독과 녹아내린 슬픔
선명하게 돋아난 온갖 서러움들이
눈 부신 햇살에 취할 때까지
행복한 사랑의 춤을 추라 한다

아~! 잔인한 가을아

네가 사랑을 알고 노래하라 하느냐
서러운 이별을 알고 춤추라 하느냐

만일 사랑이 다시 찾아온다면
목이 쉴 때까지 목청껏 노래하며
까만 어둠을 모두 살라 먹을 때까지
끝없이 행복한 춤을 추리라.

ㅡ 가을에 부르는 노래 /풍향 서태우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