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해 24
전화기 / 종소리 김대우
외로움이 홀로 슬플 때
전화기를 든다
억새풀이 단풍이
파란 하늘이
그 속에 있다
온갖 풍경소리가
알록달록하다
파도소리가 철썩이고
갯벌의 게가
오물오물거리다가
갈매기가 되어 날아간다
이처럼 전화기 속은 정겹다
내 사랑님이
전화기속 세상의 주인인 까닭이다
언제나 터질 듯한
그리움을 채워준다
전화기가 아파서 불통일 때는
나는 미친다
그리움이 다이나마이트로 폭발하여
내 심장을 쓰러뜨린다
독감이 걸리고
몸살이 지독하게 괴롭혀서
심신이 기진맥진해도
전화기를 들면
내 아픔은
마술처럼 금방 사라진다
언제나
전화기는
내 사랑이다
내 사랑의 메신저다
사·랑·해
사·랑·해
전화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