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3일 토요일

밤바다

파도야 울지 마라
잠들었다 눈뜨고 떠나면 그만이다
세상 인연이란 다 그런 게다
때로는 네 소리에 귀 기울이다
귀 닳은 소라와
파랗게 바다를 밀고 가는 바람을 보면서
종일 네 곁을 서성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구나 괜히 한번쯤
가슴 먹먹해 질 때도 있는 것
잠시 머물던 둥지 떠나는 철새처럼
산모퉁이 돌아가는 바람처럼
애착도 서운함도 없이 떠나면 그만이다
파도야 그러니 가슴 갉아 울면서
내 시린 발목을 잡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