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4일 일요일

겨울 이야기

겨울엔 하얀 눈이 꿈같은 세상 만들지
눈 덮힌 마음엔 아궁이 불씨 튀어올라
알밤 구르고
노란 속살 호호 불게 하는 군고구마
다정한 오누이 얼굴에 숯검정 그림 그리고
달아 난 배꼽 찾아 눈길을 헤메게하지

겨울엔 하얀 눈이 실내악을 연주하지
친구랑 손잡고 징검다리 건너듯
바이올린 줄 튕기며
강물에 첨벙첨벙 빠지는 눈송이처럼
작은 손 깍지 끼고 춤추던 주머니 속 사랑
눈망울 가득 고여 출렁이지

겨울엔 하얀 눈이 발자국을 세겨 놓지
별을 심듯 소망은 하늘로 올랐다가
눈이 되어 내리기도 하고
눈사람으로 서서 허허 웃기도 하다가
붉은 심장에 닿는 날엔 눈물이 되고마는
겨울이야기 하얗게 하얗게 풀어 놓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