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을 굴려 하늘을 쳐다보니
참 높구나, 가을 하늘은
멀리서 둥그런 해가 네 까만 얼굴에 번쩍인다.
네가 손등에 대어 부신 눈을 문지를 새
어는 틈에 재바른 창새놈들이
푸르르 깃을 치면서 먹을 콩이나 난 듯
함빡 논 위로 내려앉는다.
휘여! 손뼉을 치고 네가 줄을 흔들면
벙거지를 쓴 거먼 허수아비 착하기도 하지
언제 눈치를 챘는지 으쓱 어깨짓을 하며 손을 젓는다
우! 우! 건너 말 내 동무들이 풋콩을 구워 놓고
산 모퉁이 모닥불 연기 속에 두 손을 벌려 너를 부
르는 구나!
얼싸안고 나는 네 볼에 입맞추고 싶다.
한 손을 젓고 말없이 웃어 대답하는
오오, 착한 네 얼굴.
들로 불어오는 바람이라고 어찌 마음이 없겠니?
덥고 긴 엶 동안 여위어 온 네 두 볼을 어루만지
고 지나간다.
철뚝에 선 나뭇잎들마저 흐드러져 웃는구나!
지금 네 눈앞에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오지게 찬 벼 이삭이 누렇게 여물어 가듯
푸르고 넓은 하늘 아래 자유롭게 너희들은 자라겠지.......
자라거라! 자라거라! 초목보다도 더 길길이.
오오! 그렇지만 내 목이 메인다.
바람이 불어온다.
수수밭 콩밭을 지나 네 논두둑 위에로
참새를 미워하는 네 마음아,
한 톨의 벼알을 뉘 때문에 아끼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