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5일 금요일

세상이 흔적이 없다

세상이 흔적이 없다
귀 맛을 보니
이따금 간헐적으로
차바퀴 밑에서 으깨지는
비 알갱이들의
울음소리만 적막을 흩는다
높으신 분의 뜻이리라
강력한 규칙을 동반하지 않은
세상 밖으로 우리를 들어내
조찰(照察)히 자신들을
들여다보게 하심이다
세상의 전후문맥이
완전히 끊겼다
이때다 싶어
고등식물처럼 꿈틀해 보지만
우기는 점점 더 몸을 조여오고
무척 가보고 싶던 하늘이
직선이 아닌 코앞에 있다
세상을 버리고 탈출해보자
하얀 덩 을 대기시키고
새하얀 날개옷의 천사들이 합창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