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0일 수요일

세기의 뜰

꽃이 벌을 품은 듯이 흔들리는 뜰이 있다

오뉴월 알프스 설경이 병풍을 치고
지중해의 금빛 햇살이 조명을 담당한 인식의 뜰에
서로 다른 국기를 게양한 접경 지대 이웃이
어디서 본 듯한 표정을 짓고
어느 세월 익혔음직한 말을 한다

국경을 초월한 숲과
무공해의 달과
태초의 숨결을 토하는 폭포 그리고
끝없는 해바라기의 바다!

그들은 세기의 나이테를 휘돌아
태어난 걸작들이다

물 속에서 명멸하던 티보리의 밤이
인간에 의한 신비경이라면
골초들의 무덤을 연상케 하던 유황벌의 연기와
그 위기감은 자연에 의한 경고요 항의였다

사막 한가운데
욕설처럼 달라붙던 선인장 유해도
칼끝 같던 모래 바람도
고추같고 마늘같이 아린 맛,
수명이 긴 세상사는 맛이다

추억이 점등하여
자동 이체된 삶의 현주소에서
언젠가 나와 함께 수명이 다 할 경험의 뜰은
언제까지 신선한 나를 숨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