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5일 월요일

하늘 연못을 연주하는 지리산 소년에게

지리산 소년아
네 흙피리를 연주하면
하늘 연못 속 물고기들이
얼굴 들고 나와 춤을 추겠지

언제나 봄날 풀잎처럼
일어서는 드맑은 마음
세석평전에서 뛰어 놀던
양떼 구름 데불어
악음 따라 풀어놓으련

멀리 고구려 벽화 위서
춤추던 무예인들
펄럭거리는 소매깃
알록 달록 펼쳐놓으련

지리산 소년아
네 땋은 총각머리를 풀면
꽃지게 지고 달리던
흙냄새 풀풀 날아다니겠지

언제나 그날 처럼
따뜻하게 덥혀진 연한 마음
천황봉 통천문을 열어
함께 날아올라갈 나비도
몸짓 속 함께 풀어놓으련

멀리 대황하 발을 적시며
달려오던 검은 말
쟁쟁한 발자국 소리
장기알 처럼 벌려놓으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