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3일 토요일

후애(後愛)

이별 후에
쫓아가는 마음이 무섭다
동백꽃과 헤어진 뒤에
매화 향기를 맡으려 하니
살이 떨린다
사과나무와 멀어진 후에
천도 복숭아를 만지려 하니
피가 솟구친다
아직 푸르지 못한 들판의
따사로운 햇살이 바늘 같다
정을 나눈 후에 보내준
몇 마디의 고백이 송곳 같다
뒤에 따라오는 그림자 같은
후에 달라붙은 유령 같은
미친 눈빛이 있다
두렵고도 분명하게
당신의 몸으로 찾아오는 後愛
꽃 핀 줄도 모르고
산 넘어 지나간 후에
열매 맺은 줄도 모르고
바다 넘어 가버린 후에
파문 뒤에 더 세찬
물결의 당신이 일어나고
겨울 뒤에 더 큰
봄날의 당신이 나타나는 것이다
감당할 수 없이 다가오므로
거부할 수 없이 맞아들이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後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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