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1일 일요일

납작 집

- 막다른 골목 야트막한 건물 추녀에 붙어 앉은
그곳은 술이 취해야 찾아가는 ´납작 집´ 이다 -
빗줄기만 더욱 세차게 밤을 휘젓고 있었다
덕지덕지 낙서 얼룩진 벽지위로
빗물이 배어 났지만 아무도 신경 쓰질 않는다
담배연기 자옥하게 시끌벅적 잔 부딪치는 소리
때론 목청 크게 육두문자 비좁은 공간을 날아
다니지만 한번도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자정이 넘도록 대부분 초점 잃은 대화들로 가득 출렁이고
주모의 ´그만 좀 일어서라´는 채근 한참 후에야 그들은
비척비척 일어서서 삐그덕삐그덕 세월의 문닫는 소리를 들으며
빗물 튀기는 피맛골 좁은 골목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