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뜨락에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비 내리는 이런 날은
빗물로 흘러
그대에게 가고 싶습니다
허기진 빗방울들
모여 물길 만들어 가듯 나도
그대에게 가는 길 만들고 싶습니다
때로 저 비
그대 흘린 눈물 같지만
여기저기 파여진 삶의 웅덩이 깊어
내 흘린 눈물 같지만
그리움 간절하면
언젠가 만나지는 때 있겠지요
때도 없이 비에 젖고
세상이 온통 어둠 같아도
파여진 웅덩이를 채우고
넘쳐흐르는 빗물처럼
흐르고 흘러 그리움의 끝자락
그대와 내가 다시 만날 그런 날
정녕 있겠지요 비처럼
영원으로 흐를 그런 날이
홀로 선 뜨락에 비 내리지만
나는 다만 젖어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