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갈무리하고
-淸夏김철기-
山寺에는
어느덧 어둠을 파고든 시각
들려오는 독경소리
내게 점점 다가올 때
세상 흔적 치우지 못한 여백
자존과 인격의 굴레에서
조용히 날 벗어 버리고 있다
한 발 두 발
옮기는 발자국마다
삭아 버리는 억 겹 들이 촛불을 밝히고
想念(상념)에서 깨어나듯
계곡의 숨소리에 젖어
물소리 새 소리 들려온다
어둠 속에
흔들리는 작은 풀잎에서
한 자락 화음을 전해오는 동안
바람결에 흔들리던 촛불
그것이 운명이라 할 것인가
촛불 앞에 멈춘
나와 당신 아무 말 없이 두 손 모으고
순백의 영혼에 자란 하얀 눈물 그늘을 지우고
그 여백 속에
당신의 사랑을 가슴에 갈무리하고
내 운명에 걸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