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5일 월요일

사랑

몇 안 남은 홍감이
마른 가지 끝에 앉아
아스라이 행복했던 날을 더듬고 있습니다

우리 처음 만났던
돌단풍이 바위 폭에 탱화를 그리던 날
그 날 하늘도 저리 푸르렀습니다

사랑이 시작된 그날부터
당신을 올려보며
무턱대고 고개 끄덕이는 일이 다였습니다

비가오기 전에
바람꽃 먼저 피는 줄
눈이 오기 전에
구름이 먼저 내리는 줄
나는 바보라서 몰랐습니다

사랑을 실행하는 일은
낮은 곳에 서서 별을 보며
생인손 앓듯
참아야 한다는 것 외엔....